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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 요르고스 란티모스 *** 스포주의 *** "넌 나랑 게임의 목적이 달랐어." 남의 집 싸움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다. 사람으로 권력을 잡는 애비게일과 사랑으로 권력을 잡는 사라의 치열한 싸움이 영화의 포인트다. 외롭고 불안정한 앤은 사라에게 의존하며 그녀를 위한 정치를 펼친다. 18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앤 여왕, 애비게일, 사라 공작부인' 모두 실존인물이며, 영화에 실제 이야기를 담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에 배경의 디테일과 당시 소품 등이 디테일이 돋보였다. 역사를 보면 앤 스튜어트는 1702년 여왕이 된다. 당시는 전쟁과 종교적 문제로 혼란스러운 격동의 시대였다. 귀족들의 힘은 막강했고, 왕권은 상당히 약해 있었다. 앤 여왕의 실제 기록을 살펴보면 그녀는 어릴 때부터 잔병치레가 많고 온순했다고 한다. 앤은 8살.. 더보기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 밥 퍼시케티, 피터 램지, 로드니 로스맨 *** 스포주의 *** 이건 반칙이다. 앞으로 만화 영화들을 어떻게 만들라고... 미친 퀄리티에 미친 스토리, 미친 캐릭터들. 영혼을 갈다 못해 파쇄기에 넣고 갈갈이 찢었다. 제 91회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에서 상을 받을만 했다. "누구든지 스파이더맨이 될 수 있다." '스파이더맨: 홈커밍'과 다른 느낌의 애기 거미 성장물이다. 홈커밍의 피터 파커는 철 없는 어린애 같지만, 뉴 유니버스의 마일스는 사춘기가 지난 아이 같다. 방사능 거미에게 물려 초인적인 힘이 생기고, 킹핀에 의해 차원의 혼란이 생긴다. 중년 남성의 피터 파커, 스파이더우먼의 그웬, 1930년대 스파이더맨 누아르, 미래의 스파이더로봇 조종사 페니 파커, 스파이더피그 햄.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소중한 사람을 잃고 영웅으로 성장.. 더보기
가버나움 - 나딘 라바키 *** 스포주의 *** 보는 내내 속이 안 좋았다. 엔딩 크레딧을 보며 '토하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아득한 가시감, 설명할 수 없는 자괴감과 굴욕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거기 애들은 병에 걸려야만 죽는대" 이 영화는 조금 특별하다. 대부분의 배우들을 실제 난민으로 캐스팅했으며, 영화를 계기로 '가버나움 재단'을 설립하여 난민을 돕는 중이라고 한다. 자인 알 라피아는 시장에서 배달 일을 하던 시리아 난민이었다. 베이루트 지역에서 캐스팅 디렉터의 눈에 띄어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요르다노스 시프로우는 실제 불법 체류자이다. 보루와티프 트레져 반콜은 레바논에서 가족과 체류 중이었다. 하이타 아이잠은 베이루트 거리에서 껌을 팔았다. 자인, 라힐, 요나스, 사하르. 이들은 현실을 연기했다. "더이상 아이를 .. 더보기
극한직업 - 이벙현 *** 스포주의 *** 작정하고 웃길려고 만들었길래, 원없이 웃고 왔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쉴 틈도 안 주고 웃기는 영화다. 교훈이나 신파 코드를 없애고,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어서 보기 편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떠올랐다. 잠복으로 시작해서 맛집으로 거듭나기. 교묘한 연결고리 속에 유머가 한가득 들어 있다. 나는 예고편을 보지 않는 스타일이다. 예상치 못한 등장인물에 대한 반가움과 반전의 짜릿함이 즐겁기 때문이다. 극한직업에 배우 신하균이 나오는 줄 몰랐다. '복수는 나의 것', '박쥐' 이후 오랜만이다. 가벼운 말투와 섹시한 행동, 역시 매력적인 악인 전문 배우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더보기
박화영 - 이환 *** 스포주의 *** 보는 내내 불쾌한 골짜기가 떠올랐다. 영화는 현실적 판타지를 그리는 게 정석이었는데, '박화영'은 다큐멘터리마냥 현실을취재한 것 같았다. "미로의 끝이 낭떨어지였음을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다." 짧은 머리에 우왁스러운 행동. 허세와 욕설은 위협적이기 보다는 비웃음을 유발한다. 박화영은 갈 곳 없는 아이들의 아지트를 대주며 '엄마'라고 불리길 원하지만, 맞고 무시당하는 이상한 관계를 맺고 있다. 결핍의 갈망은 행동으로 나타나는데, 박화영은 엄마가 필요했던 거 같다. 돈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닌, 자신을 보살펴주는 누군가. 박화영 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그래보였다. 엄마가 싫어서 가출을 했는데, 정작 '엄마'라고 불러달라는 아이 옆에 붙어 있는다. 중학생 때, 박화영과 비슷한 남자애가.. 더보기
아가씨 - 박찬욱 *** 스포주의 *** 히데코의 기품과 숙희의 당돌함이 만들어낸 예술 작품.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어렸을 때부터 이모부에게 학대를 당한 히데코는 저택에서 도망가기 위해 후지와라 백작과 손을 잡았다. 자신 대신 정신병원에 들여보낼 하녀로 숙희가 저택에 들어왔다. 이 영화의 원작은 '핑거스미스'이다. 몰락한 귀족 아가씨와 하녀의 사랑이야기. 구성은 비슷하나 2부부터 이야기의 전개가 다른 방향으로 이어진다.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3초다. 히데코와 숙희의 첫만남을 보면 히데코가 숙희를 바라보다 눈을 피하고 다시 숙희를 바라본다. 찰나의 시선은 사랑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다. 히데코는 숙희에게 첫눈에 반했다. 숙희는 아가씨가 아무것도 모르는 쑥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숙희를 귀여워하는 히데코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