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靈感

혼자는 완전한 형태를 만들기 위한 시작이다.

청명한 10월의 하늘

 세상은 혼자 살 수 없다. 20 몇 년 간을 살면서 내가 내린 정의이다. 하지만 절대값은 아니다. 갖은 풍파와 눈초리를 받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혼자 살고 싶다.

누군가와 관계를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천천히 친밀감을 쌓아야 한다. 학창시절에 새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이 행동을 반복한다. 혹시 나만 친구를 사귀지 못할까라는 불안감에 3월은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 무리에서 떨어지기라도 하면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10년 넘게 반복했던 행동이 내 인생에 가치가 없음을 20살이 넘어서 깨달았다. 상처 받기 싫어서 활발한 척하고, 착한 척 하는 것을 대학생이 돼서야 그만 뒀다. 내게 중요한 건 외적인 자극이 아니라 내적인 자극이다. 남을 사랑하는 척 하느라 나를 사랑하지 못했다. 세상은 절대 달콤할 수 없었는데,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나를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건 무엇인 지, 하고 싶은 게 뭔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내가 단단해지면 주위 관계의 변화에 익숙해질 수 있다. 사실 아직도 관계에 연연하는 편이지만, 예전보다는 덜 해진 게 옛날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나를 더 사랑하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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