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靈感

나는 너가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




이사를 한 동네는 돌아다니는 사람을 보기 힘들었다. 외딴 지역에 아파트 달랑 하나. 주위에는 짓고 있는 아파트들만 있었다. 한적하다기엔 삭막한 동네에 묶여 있는 강아지를 봤다. 버스정류장 기둥에 묶인 강아지는 내 다리에 찰싹 붙어 덜덜 떨었다. 주인이 없어 보여 내가 데려가려고 했다. 그때 어떤 아저씨가 나타났더니 걔는 주인이 있다며 그냥 냅두라고 했었다. 완강한 말투에 고집스럽게 데려올 수 없었다. 다음날 버스정류장에 가보니 강아지는 없었다. 정말 주인이 데려간건지 의심스러우면서도 안심이 됐다. 7년 전 일인데도 가끔 강아지의 행방이 궁금해진다.

어렸을 적 오빠는 구걸하는 거지를 보며 눈물을 지었다. 불쌍한 사람이라고 도와주고 싶다며 한참 그 앞을 서성였다. 그때의 나는 만화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 빨리 집을 못가 귀찮고 짜증이 났다.

인간은 멀리 있는 불행에 무관심하다. 나의 관계에서 벗어난 사람에겐 한없이 차가워진다.
학교에서는 타인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친다. 정작 선생님은 교실 내 왕따에 관심이 없고, 학생들은 부도덕한 일에 무관심해지는 방법을 배운다. 우리의 감수성은 누구를 향한 것인지, 어디에 있는 것인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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