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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어게인 - 존 카니 *** 스포주의 *** 비긴어게인은 고등학생 때 친구의 손에 이끌려 보게 됐다. 맨 앞자리 빼고 만석이길래 단순하게 재밌는 영화라고 생각했었다. A열에서 영화를 본 건 처음이었는데, 목이 빠져라 집중하며 봤었다. 꿈과 로망의 도시, 뉴욕. 언젠가 저기를 가보겠다고 다짐했고, 3년 뒤 나는 뉴욕에 갔다. "낭만제작사" 보는 내내 행복을 주는 이 영화는 우리가 사랑할 수 밖에 없다. 낭만의 도시인 뉴욕에서 누구나 상상해봤지만 선뜻 해보지 못할 일들이 마법같이 펼쳐진다. 길거리 녹음은 지친 삶의 일탈처럼 보인다. 기존의 녹음 방식을 완벽하게 깨트린 행동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든다. "도시에 홀로 남겨진 사람들을 위해 곡을 바칩니다." 우리는 도시에 환상을 품는다. 저기에 가면 내가 생각했던 청춘을 즐길 수 .. 더보기
마더 - 봉준호 *** 스포주의 *** 광고모델인 줄 알았던 원빈이 영화배우라는 걸 처음 알게된 작품. "그녀의 춤사위는 현실에 안주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도준은 엄마의 아픈손가락이다. 엄마는 제 한 몸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 도준을 걱정하는 게 일상이다. 진태는 동네 양아치다. 둘은 함께 다니며 뺑소니범과 싸우고, 경찰서에 들락날락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은 도준에게 뒤집어 씌운다. 엄마는 도준의 세상을 구축했지만, 삶의 방식은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진태에게 영향을 받아 여자에게 치근덕거리기나 하고, 술집에서 진상짓을 부린다. 조용하던 마을에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고등학생 여자애가 뒤통수가 깨진 채 옥상에 널려있다. 형사들은 오랜만에 살인사건이라며 묘한 흥분감을 드러낸다. 그녀의 죽음에는 관심이 없는 어긋.. 더보기
몽타주 몽타주 ; 영화의 구성과 기술에 관한 이론을 논할 때 대표적인 영화의 편집 용어. 프랑스어 'montor(모으다, 조합하다)'라는 뜻에서 사용되어 온 건축용어였으나, 초기 영화에서 필름의 단편들을 조합하여 한 편의 통일된 작품으로 엮어내는 편집작업의 총칭으로 사용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발췌) 영화를 보고 설명을 읽으면 보이지 않던 장면이 눈으로 다가오고, 1초의 스침도 주의 깊게 보도록 만든다. 때문에 작품에도 사용설명서가 필요하다. 감독이 영화를 만들 때 숨소리 하나에도 의미를 두는데, 우리는 그걸 알지 못한 채 지나가기 때문이다. 이는 한 작품을 만들 때 들어가는 노고를 위해서라도 한 장면도 놓치고 싶지 않은 관객의 투정이다. 더보기
플립 - 롭 라이너 *** 스포주의 *** 내 안의 연애세포를 깨우는 영화. 괜시리 연애하고 싶게 만들어 짝사랑도 없는 상태가 조금은 슬퍼진다. "없던 첫사랑이 생겼다." 앞 집에 이사 온 남자애와 사랑에 빠질 수 있는 확률이 몇 퍼센트일까.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사람이 '줄리 베이커'가 될 확률은? 사실 나는 브라이언보다 줄리와 연애를 하고 싶다. 강직하고 확실한 신념은 그 사람의 매력에 부가 포인트가 된다. 이런 점에서 줄리는 연애하고 싶은 상대로 만점이다. 줄리는 브라이언이 이사오던 날 브라이언에게 첫눈에 반했다. 사랑에 빠지기에 3초면 충분했다. 하지만 브라이언은 그런 줄리가 부담스럽고 귀찮다. 어린 줄리는 다소 거친 애정표현을 한다. 어린 마음에 싫을 수 있지. 나도 '헉'했던 행동도 있었으니까. 그렇지만 자신의 .. 더보기
복수는 나의 것 - 박찬욱 *** 스포주의 *** 드디어 박찬욱 감독님의 복수 3부작을 완성시켰다. 나는 역순으로 작품을 감상했는데, 친절한 금자씨는 복수는 나의 것에 비하면 대중적인 잔인성이었다. 만약 복수 3부작을 순서대로 봤다면 이 작품이 너무 강렬해서 올드보이가 아무렇지도 않았을 것이다. 기괴하고도 기괴한, 피폐의 절정을 향해 거침없이 달린 작품. 스토리에 한 번 홀리고, 연출에 한번 더 홀린다. 자막으로 대신하는 나레이션은 류의 시선이 느껴진다. 마치 진공 속에 들어간 듯한 소음은 관객이 벙어리가 된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돈은 너무도 날카로워 배를 가르고 신장을 꺼내갔다." 류는 농아다. 귀가 멀었고 말도 못한다. 벙어리 유괴범을 주인공으로 선택한 이유는 박찬욱 감독님이 상업영화의 수다에 신물이 나 있었다고 한다. 대.. 더보기
거인 - 김태용 *** 스포주의 *** 배우 최우식에게 제36회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가져다 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시민 평론가상과 올해의 배우상을 가져다 준 그 작품이다. 17살 영재가 버티기엔 세상이 너무 숨막힌다. 재 몸 건사하기도 힘든데 주위에선 날 살려달라며 바짓가랑이를 붙잡는다. 족쇄를 풀 수도, 자를 수도 없이 삶의 무게에 짓눌려 비명을 내지른다. 김태용 감독님은 고교시절 부모와 떨어져 그룹홈 생활을 했었는데, 그 시절 자신의 삶을 두 시간짜리 영화로 압축했다고 말했다. 실제 김태용 감독도 집에 돌아가기 싫어 신부가 되려고 했었다고. "발목에 돌을 묶고, 심연의 끝으로 나는 가네." '이삭의 집'은 교회에서 운영하는 보육시설이다. 생계가 어려운 신도들의 아이를 대신 키워주고, 보살펴주는 곳. 그러나 17살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