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퍼스트맨 - 데이미언 셔젤 *** 스포주의 *** "그럼에도 달에 가야해?" 어렸을 때는 우주로 떠나는 상상이 마냥 설레기만 했는데, 요즘은 무섭다. 진공 속에 홀로 남겨지는 건 마냥 즐겁진 않을 것이다. 만일 우주에 간다고 해도 이름 모를 행성에 불시착을 하면 굶어 죽는다. 아니면 그래비티처럼 우주 미아가 돼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암흑을 떠돌아다닌다. 그러다가 운석에 충돌하거나 어느 행성의 중력에 끌어들여져 타죽겠지. 우주에, 달에 가서 얻는 이익이 뭘까. 다른 행성의 돌이 돈이 되나? 우주의 신비를 밝혀낼 수 있나? 의심의 불씨가 지펴 희망을 태웠다. '국민 세금을 낭비한다.' '흑인들은 굶어 죽는데 백인들은 달에 가려고 한다.' 국민들의 원성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우주로 가야 하는가. 수 많은 우주 비행사들이 다치고 .. 더보기
미쓰백 - 이지원 *** 스포주의 *** "또 다른 지은이를 위하여" 미쓰백의 시작은 이지원 감독의 경험담으로 그녀는 도움이 필요해 보였던 이웃집 아이의 눈빛을 외면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때의 죄책감을 기반으로 실제 사건들을 첨가하여 만들어진 게 미쓰백이다. 아동학대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아동을 향한 언어적, 물리적 폭력은 일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소리치거나 짜증을 내고, 심지어 때리기까지 하는 부모는 일상생활에서 종종 보인다. 어른들은 훈육이라는 명목으로 체벌을 당연시하기도 했던 시절도 있었다. 지은이가 겪은 학대는 이보다 심각했다. 샤워기로 온 몸을 구타당하고, 목을 졸리고, 한 겨울에 베란다에 방치됐다. "천륜이 안 된게 죄지." 백상아는 슬리퍼를 신고 한밤중에 나와 있는 지은이를 보며 자신의 과거를 떠올.. 더보기
비밀 ​ ​​ ​ 나의 출생은 특별하길 바라였다. 남들과 다른 비밀이 숨겨 있는 상상을 하곤 했지. 종종 부모님께 아기 때 일화를 물어본다. 기억이 나지 않은 시절의 나는 어땠을지. 특별했을지, 평범했을지. 왜냐하면 그건 나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증거. '어렸을 때부터 그랬구나.' '이래서 지금은 그러구나' 라고 납득할 이유가 생긴다. ​ ​"언제, 어떻게, 왜" ​만약 편지가 오지 않았더라도, 카밀라은 과거를 찾으러 떠났을 것이다. 자신이 왜 만들어졌는지, 어떻게 생긴 건지 본능적으로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레드우드는 캘리포니아산으로 공룡시대부터 존재했다. 100m가 넘는 거대한 나무로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한다. 웅장하지만 고독한 나무.. 더보기
파랑 ​ ​ 나는 단편보다 장편이 좋다. 장편소설은 바다 속을 헤엄치는 느낌이라면 단편집은 몰아치는 파도 같다. 몰아치는 속도에 당황할 때가 있다. '이게 뭐지?'라며 이해할 틈도 없이 빠르게 지나간다. 다시 읽어 보아도 처음 느꼈던 감정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단편소설을 읽을 때 이야기 하나가 끝나면 곧바로 느낌을 적는다. 자세히 읽어도 이해 못하는 이야기는 과감하게 넘긴다. 모든 이야기가 감정의 주파수가 맞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 ​​​​​​​​​​​​​​​​​​​​​​​​​​​​​​​​​​​​​​​​​​​​​​​​​​​​​​​​​​​​​​​​​​​​​​​​​​​​​​​​​​​​​​​​​​​​​ "애증: 사랑과 미움을 아울러 이르는 말" ​​​ 김영하 작가님은 현주와 아빠의 사이를.. 더보기
여배우들 - 이재용 *** 스포주의 *** 내가 이 영화를 접했던 건 9년 전 중학생일 때다. 그때를 시작으로 매년 다시 보는 작품이다. '페이크다큐'라는 장르를 몰랐을 때는 이게 연기인 줄도 몰랐다. 그 시절에는 모든 게 진짜인 줄 알았다. "지루함" 페이크 다큐는 대중적인 장르는 아니다. 잔자하게 흘러가는 스토리 구성으로 지루하다는 평이 많다. 하지만 나는 페이크 다큐가 주는 루즈함 때문에 본다. 액션 영화 같은 긴장감은 없지만, 잔잔함 속에 진중함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와 같은 장르인 영화로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있다. 이것도 호불호가 많이 갈렸었다. 러닝 타임 내내 확실한 긴장감은 없다. 문이 움직이거나 사물이 날라다니는 정도다. 여배우들 또한 별다른 스토리는 없다. 보그 창립 기념 화보 촬영으로 6명의 세대별 .. 더보기
곡성 - 나홍진 *** 스포주의 *** 낚시 바늘에 갯지렁이를 낀다. 낚시꾼은 물고기를 선택하지 않는다. "의심은 진실을 왜곡한다" 감독은 끊임없이 진실을 말한다. 악마와 수호령, 범인과 조력자. 동시에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든다. 누가 진짜인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굿을 하는 장면은 최고조로 헷갈렸다. 내 생각에는 일광법사는 효진이에게 살을 날렸다. 일본인은 죽었던 박춘배를 좀비로 만들었다. 그런 일본인에게 여자가 살을 날린다. 장승에 말뚝을 박을 때 효진이가 아파한 건 아마 진짜 효진이에게 살을 날린 게 아닐까. 옛날부터 장승은 마을의 수호자이다. 효진을 보호하던 수호령의 존재를 완벽하게 지우기 위한 굿이라고 추정한다. 귀신은 피와 살이 없다. 악마는 피와 살로 만들어져 사람 같이 행동한다. 악마는 의심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