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한 죽임은 돌고 돌아 나를 향했다.
아들을 향한 질투가 극에 달했다. 청나라의 예쁨을 받는 소현세자가 조선으로 돌아온 날, 인조는 질투심에 눈이 먼다.
얼굴에 있는 7구멍에서는 피가 나왔고, 검은 천으로 얼굴의 반을 가렸는데 사람들이 얼굴과 천을 구분하지 못했다.
-『인조실록』, 6월 27일
소현세자는 귀국한 지 두 달 만에 학질로 치료를 받던 중 죽는다. 학질은 지독한 감기 같은 병인데 피를 토하는 증상은 없다. 독살 당했다는 학설이 가능성이 있다 생각한다. 질투라는 감정이 자식을 죽일 정도로 강력한 감정일까. 사실 인조는 질투심 뿐만 아니라 열등감도 있었을 거 같다. 강화도에서의 굴욕을 평생토록 잊지 못했다.
보았지만 보지 못하였고 들었지만 듣지 않았다. 죽인 사람은 있지만 병으로 죽은 사람만 있다. 사건의 목격자는 눈이 멀었다.
일상 생활에도 비슷한 일은 많다. 봐도 못 본 척, 들어도 안 들린 척. 바보인 척 하면 세상을 편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진실을 밝혀야 될 때도 있는 법. 설령 그 진실이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알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힘이 될 때도 있다. 불편함이 세상을 바꾸는 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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