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갈피

어벤져스: 엔드게임 - 안소니 루소, 조 루소

*** 스포주의 ***

 

 

해리포터와 같이 유년기를 함께 보낸 내 영웅들. 그동안 즐거웠어!

 

[잘 가, 나의 영웅들]

 

 1대 어벤져스들의 기나긴 여정이 끝났다. 이 멤버로 지구를 구하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없음에 슬프고 아쉬웠지만, 최고의 엔딩이었다. 물론 변한 모습에 다소 놀라기도 했다. 히키코모리가 된 토르, 그 많은 박사 학위를 딴 사람이 맞는지 의심가는 브루스. 그중 충격적인건 "헤일 하이드라"를 외친 것보다 "이게 미국의 엉덩이지."라고 말했던 캡틴 아메리카다. 이런 말은 토니 전담이었는데...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더니, 우울했던 로저스가 유쾌해졌다. 하지만 어떤 모습을 하던 내 마음 속에서 모두 최고였다.

 

 '앤트맨과 와프스'를 보며 랭이 양자 공간을 통해 시간을 돌릴 거라는 생각은 했었다. 생쥐가 기계를 재작동 시킬 줄은 몰랐다. 타임 머신을 구현할 수 있었던 건 8할이 생쥐 때문이다.

 

 '엔드게임'은 명백하게 팬들을 위한 영화다. 특히 다른 시리즈보다 코믹스의 요소를 넣었다. 묠니르는 고결한 자만이 들을 수 있는 망치로 원작에서도 캡틴 아메리카가 사용했다. 번개를 쓸 수 있었던 것은 묠니르 자체에 번개의 힘이 들어있다고 한다. 토르는 천둥의 신이라 스톰 브레이커로 번개를 만들 수 있다. 아마 캡틴 아메리카가 스톰 브레이커를 사용했다면 번개는 안 나왔을 것이다.

 모든 영웅들이 모여 타노스의 군대와 싸우는 장면에서 캡틴은 "어벤져스, 어셈블"이라고 외친다. 원작에서는 자주 하는 말이지만, 영화에서는 처음 등장한 문장이다.

 

  미래의 영웅들은 타임 머신을 타고 스톤을 가지러 가 지나왔던 과거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난다. '어벤져스1'에서 악당이었던 로키. 토니와 로저스는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의 배경인 1970년대로 돌아가 페기와 하워드를 만난다. 가상 증강 현실 프로그램을 만들어 트라우마를 치료하려고 시도할 정도로 아버지를 그리워했던 토니에게 선물과도 같은 시간이었겠지.

 

 하지만 모두가 행복한 건 아니다. 블랙 위도우는 소울 스톤을 얻기 위해 절벽에서 떨어진다. 어쩌면 캡틴 아메리카보다 정의감이 높았던 나타샤에게 당연한 선택이었다. 자살할 거라는 짐작은 이었지만 설마 했기에 그녀의 죽음이 허망했다. 바튼은 참 운이 좋은 사람이다. 가족을 되찾고, 세상을 구한 영웅이 되었으니까.

 

  다른 영웅들은 토니에게 희생정신과 정의감이 있냐고 의심한다. 영웅적이지 못하다고 비난 받던 토니는 죽음으로써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된다. 시민들의 삶을 위해 살아왔던 로저스는 마지막에 페기와의 데이트를 선택한다. 로저스의 옆을 지키던 샘은 2대 캡틴 아메리카로, 발키리는 전사에서 왕으로, 피터는 토니의 죽음으로 한층 성장할 것이다.

 

영화의 결말은 다소 충격적이나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외면할 수 있었던 선택을 포기하지 않았고, 로저스는 처음으로 편안한 삶을 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