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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여왕 - 이요섭

"엄마 말 잘 들어라"

  만국 공통 용어. 엄마의 촉은 무시하면 안 된다. 

어떻게든 속여보려 하지만, 속일 수 없는 존재. 엄마 앞에서는 벌거벗은 아이가 되버린다.고시 공부 하는 착한 아들이 문득 연락이 온다. "엄마 수도세  내야해서 120만원 보내줘." 우리 엄마였으면 당장 고시원 방 빼야될 소리다. 내 한달 수도세를 생각하면 몇 십 개월을 쓸 양이 한 달 새에 나왔다. 누가 봐도 수상해. 왜 수도세가 이렇게 많이 나왔는지 엄마는 알아야 했다. 거짓을 대항해 오지랖을 부리기 시작했다.

 

 나는 자식의 입장이라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엄마가 창피하다는 아들의 마음도 이해가 갔다. 코 앞에 시험이 닥쳤는데 지방에 사는 엄마가 올라왔다? 신경쓰여 미치겠지.하지만 자식을 걱정하는 부모 마음보다일까. 아무리봐도 수상한 옆집 남자가 엄마의 레이더에 걸렸다. 

 영화는 미경의 시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1인칭 시점으로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또한 이요섭 감독님도 이 부분을 중요시한 거 같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이요섭 감독은 “1인이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것이다 보니 ‘미경’을 연기했던 박지영 배우가 어떻게 비춰질지, 어떻게 움직일지, 그런 것들을 같이 잡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며 극의 방향성에 대해 밝혔다.

 또한, 영화를 보는 내내 익숙한 배우들이 보였다. 영화 '소공녀'에 출연한 배우들이 여기 모여 있었다. 전고운 감독님이 이 영화의 각색 및 각본을 맡았다.

 2016년도 영화에서 2005년의 냄새가 났다. 촌스러우면서도 친숙한 색감과 소품들이 시선을 끌었다.

킬링타임이라기엔 무겁고, 인생영화라기엔 가벼운 딱 좋은 무게의 영화다.

 

 * 왓챠에서 볼 수 있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