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범죄도시 - 강윤성 *** 스포주의 *** “순수 악과 부패한 선” 미친 사람 같던 장첸파를 제압하는 마석도 형사의 모습은 마치 어벤져스 같았다. 웬만한 조폭들을 싸대기 한방으로 이긴다. 그런데 나는 순수한 악으로 사람을 죽이고 토막 내는 미친놈이지만 형사들보다 눈길이 더 갔다. 전에도 언급했지만 사연 없는 악당이 매력적이다. 대부분의 사연 있는 악당들은 악행을 정당화하는 느낌이라 별로다. 영화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가리봉 연변 흑사파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님들과 함께 시나리오가 작성되었다. 현실은 너무 잔인해서 50번이나 수정되었다고 한다. 룸싸롱 매니저의 팔을 잘랐던 장면은 실제로는 목을 잘라 가게 벽이 피로 도배됐었다고 한다. 경찰들도 무서워서 못 들어갔다고... 또한 시장 상인들도 칼을 맞을까봐 방탄.. 더보기
불한당 - 변성현 *** 스포주의 *** “나처럼 실수하지마.” 재호와 현수의 세상. 영화는 범죄, 액션보다는 멜로 카테고리가 어울린다. 현수는 경찰의 스파이다. 재호의 조직을 잡으려는 미끼. 때문에 어머니를 보살펴준다는 조건으로 그가 있는 교도소로 들어간다. 내 생각에는 재호가 현수에게 첫눈에 반했다. 그를 관찰하던 시선은 의심보다는 호기심이 강했다. 그렇지 않으면 현수의 존재를 다 알면서도 받아줄 만큼 재호가 아량 넓은 사람 같지 않다. 생각해보면 모든 캐릭터가 사랑, 질투. 시기로 얼룩져있다. 조직과 서열의 잔인함은 보이지 않는다. 또한 고병갑을 연기했던 배우 김희원님은 동성애 느낌으로 연기했다고 한다. 고아원 시절부터 평생을 함께한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재호. 그런 재호의 사랑을 받는 현수를 질투하는 인물의 시점이.. 더보기
독전 - 이해영 *** 스포주의 *** “나 없인 아무것도 못하잖아요.”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이해영 감독님이 만드신 영화일 줄이야. ‘아라한 장풍 대작전’으로만 기억됐었다. 한국형 느와르는 재밌다는 의견과 진부하다는 의견으로 나뉜다. 나는 상업영화이든 독립영화이든 모든 스토리가 재밌게 느껴진다.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스토리와 영상미. 독전은 두 가지를 다 잡았다고 느꼈다. 사실 이 영화는 홍콩 영화인 ‘마약 전쟁’을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하지만 이해영 감독만의 풀이로 영화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 난다. 원작을 보지 않아 비교하지 못함이 조금 아쉽다. 조만간에 봐야지. 큰 틀은 형사 원호가 이선생을 쫓아가는 이야기다. 하지만 원호는 제 3의 인물처럼 느껴진다. 진짜 이야기는 이선생이 자신의 새엄.. 더보기
스틸 앨리스 - 리처드 글랫저, 워시 웨스트모어랜드 *** 스포주의 *** "상실의 두려움" 우리는 글,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과거를 기록한다. 존재란 기억에 의해 정의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잊혀짐’을 두려워한다. 흔적이 지워지는 건, 삶의 일부분이 사라지는 것과 동일하다. 앨리스는 콜롬비아 언어학 교수이다. 똑똑한 그녀는 강의 도중 단어를 잊어버리거나, 조깅을 할 때 의식이 흐려지는 등 이상 증세를 느끼고 병원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유전적 조기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는다. 앨리스는 점점 간단한 단어들이 생각이 안 나고, 핸드폰 메모에 의존한다, 아침마다 반복적인 질문에 답하면서 기억을 잊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병의 진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나는 가끔 말하고자 하는 단어가 생각이 안 나거나, 물건의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영화처럼 .. 더보기
살인의 추억 - 봉준호 *** 스포주의 *** 1980년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현재 미제사건으로 남아, 범인은 떳떳이 세상을 돌아다니고 있다. 영화의 형식은 굉장히 독특하다. 의문형으로 끝나 관객들에게 답을 찾도록 만든다. 당시 과학수사의 부실함, 미흡한 증거 보존, 시골적 특성으로 인해 우리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영화의 흐름으로 범인이 누구인 지 추측할 순 있었다. 봉준호 감독은 많은 증거와 정황을 보여준다. 타겟은 비 오는 날 빨간 옷을 입은 여자. 용의자는 1. 백광호 2. 인부 3. 박현규 하지만 백광호는 뚜렷한 증거가 없어 형사들이 위조를 하려 했다. 고문으로 트라우마가 생긴 백광호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형사는 새로운 사건에 새로운 가해자가 되었다. 인부는 여자 속옷을.. 더보기
디태치먼트(Detachment) - 토니 케이 *** 스포주의 *** 우리는 모두 실패했다. 어른이 되는 방법을 모른채 어른이 되었고, 다음 세대를 바른 길로 인도할 책임이 생겼다. 하지만 어떻게 하지? 영화의 전체적인 틀은 전형적이다. 문제 학교에 임시교사가 와서 아이들과 소통하는 이야기. 하지만 영화가 꼬집는 문제는 날카롭고 비판적이다. 내용은 너무 현실적이라 숨이 막혔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좁혀질 수 없는 거리는 결국 어른들이 만들어낸 거다. 헨리는 학생들과 비슷하다. 혼란스럽고 감정적인 어른. 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을까. 부모가 되는 방법을 생각해본 적이 있나? '자식을 낳는다고 부모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아이가 어른이 되도록 보살피고, 가르칠 의무를 잊어버리곤 한다. 자살한 선생님의 유언은 섬뜩하다. 교육이라는 이름의 통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