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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왕랄프2: 인터넷 속으로 - 필 존스턴, 리치 무어

*** 스포주의 ***

 

 

 

무지한 순수함의 위험성을 상기시켜주는 영화. 랄프가 벌이고 바넬로피가 수습하는 우당당탕 모험 일기.

1편을 보지 않아 랄프의 성격이 원래 이런건지, 2편에서 유난히 심각한 건지 모르겠지만 약간 속이 터졌다. 애니메이션 특성 상 사건은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걸 알지만, '그만해...'를 마음 속으로 외쳤다.

 

그래도 인터넷을 구현해낸 방식이 흥미로웠다. 인터넷 세계관이 진짜 저럴 거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어휴..."

착하지만 모자란 친구. 나를 향한 애정이 느껴져 미워할 수도 없는 친구. 바넬로피를 위한 일이었지만, 결론적으로 바넬로피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랄프는 가장 친한 친구인 바넬로피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는다. 6년 동안 모든 걸 함께 했으니 인생의 일부분 같이 느낀다. 하지만 우정도 건강한 우정이라는 게 있다. 친구는 다양한 공통 분모로 형성된 관계이지 '내'가 될 수는 없다. 상대방의 생각을 존중하지 못한다면 관계는 비뚫어진다.

 

'나는 이런데 너는 왜 그렇지 않아?'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시선의 다름을 배신으로 착각한다.

나는 우정을 사랑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애정이 식는 것처럼 우정도 깊어지는 순간, 소원해지는 순간이 있다. 랄프와 베넬로피는 관계 회복을 위해 떨어져야하는 순간이 왔다. 한 발짝 멀리 서서 너의 생각이 무엇인지 이해해야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이 과정은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 겪어봤을 것이다. 물론 나도.

 

 

제작사가 디즈니인 만큼 반가운 얼굴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공주들을 시작해서 당나귀, 닉, 아이언맨과 케빈 파이기까지. 주디가 안 보여서 아쉬웠다. 공주들은 랄프를 도와주는 조력자로 등장한다. 세상이 바뀌었다. 더이상 공주들은 덩치 큰 남자가 자신을 구하러 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불편한 드레스를 벗어던지고, 편한 티셔츠 차림으로 덩치 큰 남자를 구하러 온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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