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지친 20대가 도망갈 곳은 집이다.
취업에 치이고, 돈에 쪼달리며 사는 혜원이 나랑 닮아서 슬펐다.
대학에 가면 술술 풀릴 줄 알았는데, 취업은 더 힘들고 직장에서 버티는 건 더더욱 힘들다.
나는 혜원이 부러웠다. 풀, 흙, 바람 그리고 물과 함께 자랐던 시절이 나에겐 없기 때문이다. 자연의 추억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기에, 보는 내내 즐거웠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봄에 씨앗을 뿌리고, 여름은 영양분이 골고루 가도록 보살핀다.
가을에는 하나, 둘 다 자란 모습을 보고
겨울에는 수확한 작물을 먹고, 심으며 다음해를 계획한다.
겨울의 추위는 혹독하지만, 봄을 준비하라는 신호와도 같다.
나는 지금 인생의 한 겨울에 서 있다. 얼은 땅에 심은 씨앗이 한 해를 잘 버티며 자랄 지, 다음 해의 농사를 기대해야되는지 설렘 반 두려움 반이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영갈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상 - 나카시마 테츠야 (0) | 2018.05.06 |
---|---|
우리들 - 윤가은 (0) | 2018.04.05 |
니키타 - 뤽베송 (0) | 2018.04.05 |
소공녀 - 전고운 (0) | 2018.03.31 |
미드나잇 인 파리 - 우디 앨런 (0) | 2018.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