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갈피

미씽: 사라진 여자 - 이언희

*** 스포주의 ***

 

 

 

 

"하이퍼리얼리즘"

한 번쯤 들어봤을 말들, 누군가의 시선, 사회에서 받는 대우 모든 게 들어있는 영화.

 

지선이 이혼하는 이유는 남편의 바람, 무신경한 육아, 외면하는 가정 때문이다. 시댁에서는 아이를 뺏어가려고 야단이다. 그 와중에 돈은 벌어야하니까 직장을 다녀야했다. 하지만 직장에서도 아이엄마라고 무시 받는다.

이래서 애엄마랑 일하기 싫어,”

최근에야 공동육아가 대두되었지, 이전에는 저런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엄마는 직장, 육아를 모두 해야만 정상취급을 받는다. 맞벌이 부부도 봐라, 같이 직장을 다녀도 엄마는 아침을, 소풍을, 학교 행사를 모두 챙겨야 정상이다.

 

 

한매가 아이를 잃은 이유도 조선족이라 시골집에 팔려왔다. 가부장적인 시모와 덜떨어진 남편을 부양하다가 딸을 낳았다고 천대받는다. 같은 자식인데 고추가 없다고 아파도 병원을 못 가게 한다. 결국 딸을 살리려고 가출했지만 그마저도 아빠가 와야 제대로 입원이 된다고 통보받는다. 오히려 10달 동안 애를 품고 낳은 건 한매이지만 부모 취급도 받지 못한다. 그럼 부모라는 단어는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가.

 

마지막에 지선이 한매를 용서한 이유를 너무나도 잘 안다. 같은 엄마이기에, 어떤 취급을 받으며 살았는지 공감할 수 있기에 죽으려는 한매를 구하려 뛰어든 것이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서로 밖에 없다.

 

지금은 아이를 키우기 너무나도 힘든 세상이다. 아이를 키우려면 한 마을이 육아를 같이해야 되는데, 남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 세상이 됐다. 전업주부는 집에서 노는 한량, 엄마들은 커피도 마시면 안 돼, 음식점은 노키즈존. 엄마들이 갈 곳을 잃어간다.

 

영화에서 지선의 남편은 유괴에도 무신경한 태도로 일관하다가 막상 한매를 잡으러 가니 그제야 큰소리를 낸다. 그동안은 제 3자보다 더 귀찮아했으면서 모두가 주목하면 가정을 수호하는 척 한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