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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쉬 걸 - 톰 후퍼

*** 스포주의 ***

 

 

 

호기심이 감명으로

 영화에 대한 호기심은 배우에서 시작했다. 릴리와 에이나르를 연기한 에디 레드메인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단 소식을 듣고 얼마나 잘 했는지 궁금했다. 사실 내용도 몰랐다.

 

 

 이 영화는 최초의 트렌스젠더에 대한 이야기다. 에디 레드메인은 완벽하게 혼란스러운 한 사람을 연기했다. 에이나르는 어렸을 때부터 마음 한 쪽에 릴리가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존재를 숨겨야했다. 왜냐하면 그는 남자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자신의 여성성을 누르고 평볌한 사람처럼 살았다. 장난으로 시작된 여장으로 숨겨왔던 릴리가 눈을 뜬다.

 에이나르는 분명 게르다를 사랑했다. 하지만 게르다를 에이나르로써 사랑했을까. 어쩌면 여자가 되고 싶은 동경이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지켜보며 대리만족을 한 것은 아닐까? 나의 의심이 무색하게도 게르다는 에이나르와 릴리를 온 마음으로 사랑한다.

 

 

 처음 릴리가 나타났을 때, 게르다는 최대한 이해해보려 한다. 하지만 현실의 장벽은 넘기 힘든 법.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여도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한다. 게르다는 릴리가 아닌 에이나르가 필요했다. 내 생각에는 자신의 남편이 여자가 되는 것보단, 자신을 사랑해주던 에이나르 자체가 사라질까봐 두려워했던 거 같다.

 


영원한 내편

 게르다는 릴리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성전환 수술을 하는 릴리를 응원하고 돌보아준다. 릴리도 게르다의 보살핌으로 1차 수술을 이겨낸다. 릴리는 완벽한 여자가 아닌 평범한 여자가 되고 싶어 한다. 남들처럼 임신도 하고 아이도 갖고 싶어 한다. 무엇보다 집단에 속해있고 싶어 한다. 세상에 나와 자신의 삶을 찾고 싶어 하는 그녀가 나는 안타까웠다.  단순히 성별이 다른 것 뿐 인데 그 어디도 갈 곳이 없다.

의사들은 그녀를 정신분열환자 취급한다. 다름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는 억압과 차별만이 있을 뿐이다. 릴리는 2차 수술을 받지만 출혈이 심해 결국 사망한다.

 그녀의 마지막 한마디는 꿈에 엄마가 나와 나를 릴리라고 불러줬어.’. 만약 우리가 남자 여자로 구분되지 않았다면 릴리도 편안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 나는 이 세상을 단정 지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겉모습만 다르지 인간을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다. 세상에는 다른 누군가가 존재할거고 그저 받아들이면 되는 거다. 나와 다르다 해서 틀린 게 아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실제로 성소수자들이 받아들여진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트랜스젠더는 아직 많지 않다. 겉모습과 다른 속이 있으면 그걸 병으로 치부해버리고 미친 사람취급한다. 때문에 말하지 못하고 더 숨게 되는 거다.

 또한 트랜스젠더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는 성별의 일반화 때문이다. 남자는 이래야 돼, 여자는 이래야 돼. 두 가지로 나눠있는 개념을 벗어나는 순간 비정상이 된다. 사회적 개념의 잘못된 오류는 개인에게 고통을 가져다준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